운영하던 업소를 정리한 '폐업 사장님'들은 업종을 변경해 또 다른 창업을 계획하는 등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폐업은 다음 시작을 위한 준비일 뿐 끝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왕 하는 폐업, 조금 더 준비하고 생각해
손실은 줄이고 원활한 재기로 이어질 수 있는 '현명한 폐업준비'가 필요하다.
(폐업119 / 고경수 대표)
요즘 폐업시장 현황은.
전년 동기대비 월별 폐업문의가 평균 36% 정도 늘었다. 과거에는 폐업과 신규창업 간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 중고시장도 호황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폐업비율이 월등이 높아져 중고 설비 업체들도 힘든 상황이다.
올해 5월 16일 기준 폐업 접수 건수는 499건으로 이 중 외식업이 214건(48%)으로 가장 많다.
그중에서도 한식과 카페의 폐업이 가장 많아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가장 많은데,
그 중에서 강남구와 서초구가 20%에 육박한다. 강서구와 송파구도 16%나 된다.
중심상권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폐업119는 어떤 회사인가.
한 마디로 폐업 컨설팅 업체다.
폐업을 희망하는 업체와 상담을 통해 해당 업체의 상태를 분석한 후 부동산, 기기·기물, 철거·복구, 세무·법률 등 폐업 단계별로 필요한 전문업체를 붙여주거나 컨설팅을 해준다. 폐업 업체로부터는 돈을 받지 않는다. 대신 각 단계별로 협업하는 업체에게 5~7%의 수수료를 받는다.
폐업 이후 재취업을 할 것인지 다시 창업을 할 것인지에 따라 정부의 다양한 재기지원프로그램을 알려주고 가이드 해준다. 정부 기관별로 해마다 다른 여러 가지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것들을 개인이 모두 챙기기란 불가능하다.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 지원책을 알려드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폐업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는.
폐업이란 부동산과 중고설비 매매, 철거와 원상복구, 세무·법률 서비스 등 크게 네 가지 전혀 다른 분야의 업무가 맞물리는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폐업을 단순히 장사를 접고 가게를 정리하는 일로 생각한다.
당연히 폐업에 대해 알아보고 준비를 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하루라도 더 버티려고 애를 쓰다 막판까지 몰려 폐업을 하는 상황에 배부른 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폐업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바라본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폐업자는 시간에 쫓긴다. 다급한 마음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끌려 다니다 최소한의 권리금도 못 챙긴 채 쫓기듯 매장을 정리하고, 중고물품 처분 시에도 배경지식이 없어 본전도 건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철거 후 원상복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건물주와 분쟁이 일어나거나 당연히 받아야 하는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폐업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세무나 법률 지식도 필요한데, 폐업을 여러 번 해 본 경험자가 아닌 이상 이 모든 절차를 일사천리로 해결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전문가나 전문업체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3500여건의 폐업을 진행하며 느낀 것은 과다한 창업비용이 폐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는 거다.
창업을 막을 수 없을 바엔 차라리 가볍게 들어와 가볍게 나가는, 투자비용과 손실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부터는 자영업자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창업컨설팅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기업 대상 비용절감컨설팅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