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해드립니다] 폐업도 똑똑하게...투자금 회수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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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2019.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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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수 폐업119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배민아카데미에서 `현명한 폐업 방법`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아한형제들]
△ 고경수 폐업119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배민아카데미에서 `현명한 폐업 방법`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아한형제들]

 

12~2월 폐업 피해야…집기설비 마진 4~5배 달해 비교 필요
정부 지원정책 적극 활용…`배민아카데미` 등 민간도 활성화



"눈물을 머금고 2년간 운영했던 곱창집을 폐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투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힘들지만 주저앉아 있을수는 없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개인·법인 폐업자 수는 91만명으로 2년 연속 90만명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창업자 수는 129만명으로,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지난해 폐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겼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창업에 스킬이 필요하듯이 `똑똑한 폐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고경수 폐업119 대표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배민아카데미에서 열린 `현명한 폐업 방법` 강의에서 "폐업에는 4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폐업119는 폐업 컨설팅 업체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무료로 소상공인 폐업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폐업의 4단계 과정은 ▲임대차 계약 정리 ▲집기설비 처리 ▲사업장 철거 원상 복구 ▲행정법률 문제 등으로 나눠집니다. 고 대표는 "운영 2년차 이상 3개월 연속 적자를 본다면 심각하게 폐업을 고려해야 한다"며 "과감하게 접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현실은 냉혹합니다. 고 대표는 "초기 투자 비용의 10%만 회수해도 성공한 폐업"이라고 진단합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창업자의 평균 창업 비용은 1억1010만원입니다. 그는 "보증금과 권리금도 매월 영업이익으로 회수해야할 투자금이지만, 양수양도가 이뤄지지 않는 탓에 이를 다 받을 수 있는 폐업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먼저 임대차 계약 만료 3개월 전부터 폐업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임대인에게 폐업의사를 통보한 뒤에는 무엇보다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를 활용해 점포 매물 등록을 할 것을 권유합니다. 고 대표는 "적극적으로 점포 매물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비슷한 업종의 양수자를 찾으면 집기설비 처리가 원활하고, 원상복구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폐업하기 좋은 시기는 창업자(양수인)가 가장 많을 때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별 자영업자가 가장 많은 때는 4월부터 11월이었습니다. 가장 많았던 달은 5월로, 약 572만5000명입니다. 반면 12월~3월은 550만명 이하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집기설비 처리는 특히 외식 자영업자들에게 골칫거리입니다. 폐업119에 따르면 신품은 3년 뒤중고 가격이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5년 이후에는 아예 고철로 처분됩니다. 중고집기·설비 매매업체들은 보통 신품의 10% 가격으로 매입한 뒤 여기에 4~5배의 마진을 붙여 재판매합니다. 고 대표는 "매입 업체별 중고 매입 가격 편차가 심하다"며 "처분에 급급하기 보다는 최소 3~5곳 이상의 비교견적을 통해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폐업 지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선발을 통해 점포원상복구비, 영업양도광고비, 점포매각중개수수료 등에 쓰일 150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원합니다. 비용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희망리턴 패키지`를 통해 집기설비 처리 중개와 세무·회계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아카데미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무료로 창업과 폐업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창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21.3%는 자영업자로, 이는 경제협력기구(OECD) 중 5위입니다. 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자들은 평균 창업비용의 28.7%(3170만원)을 은행권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 대표는 "창업한 뒤 1년내 40~45%, 3년 내 80%가 폐업 수순을 밟는 게 현실이지만 창업 준비 기간은 평균 10.2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며 "소상공인일수록 업체일수록 보수적으로 창업에 접근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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